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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ing/소리의 황홀

“나는 아이들이 잠깐 놀러 나갔다고 생각하지...”

[나는 아이들이 잠깐 놀러 나갔다고 생각하지...]

"나는 종종 생각하네,
아이들은 그저 밖으로 놀러 나갔을 뿐이라고!
아이들은 곧 집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날씨는 화창하고, 불안해 할 것 없다고!
아이들은 먼길로 돌아오고 있을 뿐이라고.
그렇지, 아이들은 단지 놀러 나갔을 뿐이고,
이제 곧 집에 당도하리라고.

오, 걱정하지 말지니, 날씨가 이렇게 화창하니!
아이들은 단지 언덕을 돌아오고 있을 뿐이니!
그들은 단지 우리보다 앞서 갔을 뿐,
그리고 다시는 집에 돌아오지 않는구나!
우리도 아이들을 따라 언덕으로 갈 것이니
햇빛 비치는 저 높은 언덕 위에서 만나리!"

- 말러, <죽은 아이를 그리는 노래> 중에서, 출처 : <더 클래식 셋>, 문학수, 돌베개

세월호 참사 6주기를 맞이하여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여전히 무엇인가가 가슴을 짓누릅니다.
아마도 이 무거운 감정의 실체는 두 가지일 겁니다.
하나는 슬픔이고, 또 하나는 분노일 것입니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죽음의 공포와 싸우다 숨을 거뒀을 어린 생명들을 생각하노라면 참담한 슬픔이 밀려 옵니다.
살릴 수 있었던 아이들을 모두 구해내지 못한 국가 권력의 무능과 무책임때문입니다.

음악을 들으면 안될 것 같은 죄스러움도 들지만, 마치 비통한 감정의 실체를 들키기라도 한 듯, 내면의 소리를 들려주는 말러의 <죽은 아이를 그리는 노래>와 <뤼케르트 시에 의한 5개의 가곡>들을 들어봅니다. 하와이에서...



그리고 [나는 세상에서 잊혀지고]...

"나는 세상에서 잊혀졌네
내 많은 세월을 보냈던 곳에서
이제 누구도 내게 귀 기울이지 않으니
나는 죽은 것이나 다름없단 말인가!

그런 것이 내게 상관은 없네
그들이 내가 죽었다고 생각한다면
나는 정말로 세상에서 죽었단 말인가
나는 세상의 혼잡함으로부터 죽었고
고요한 나라에 누워 있네
나는 나의 천국에서 홀로 사노니
내 사랑 안에서, 내 노래 안에서"

- 말러, <뤼케르트 시에 의한 5개의 가곡> 중에서, 출처 : <더 클래식 셋>, 문학수, 돌베개

#말러 #Mahler #죽은아이를그리는노래 #Kindertotenlieder #뤼케르트 #5개의가곡 #5Ruckert #Lieder #카라얀 #번스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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