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한가한 주일 오전, (오늘은 성가대 연습이 없어서 ^^;) 강아지에게 밥을 주고 책을 읽으면서 음악을 듣고 있습니다. 보통 이렇게 한꺼번에 무언가를 하다보면, 집중력에 문제가 생깁니다.
매일 동시에 같이 읽는 책도 종류별로 3~4가지... 마구 뒤섞입니다.
하나를 집중적으로 파고 들고, 끝내고 나서 다른 무언가를 또 집중적으로 파고 들고 해야 무언가에 대한 성과를 올릴텐데, 동시다발적으로 하다보니 끝내는데도 오랜 시간이 걸리고 끝내고 나서도 이게 저것 같고, 저게 이것 같고....
한번은 책을 읽고나서 그에 대한 소감을 적어나간 적이 있었는데, 두 세가지의 책 내용이 자신도 모르게 혼재된 것을 뒤늦게 알게 된 적도 있습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가 한가지를 진득하니 끝낼때까지 참고 인내하지 못하는 급한 성격때문인 것 같습니다. 강아지의 밥 그릇에 복용하는 자신의 영양제를 섞어넣은 적도 있고...
지난 금요일은 성금요일이었기에, 오늘 오전도 마구 섞어서 음악을 듣고 있습니다. 금요일 예배의 말씀과 연관되는 하이든의 '십자가위의 일곱말씀'... 저는 세 가지의 음반을 가지고 있는데,
우선, 로자문데 현악 사중주단의 <십자가위의 일곱 말씀>입니다. 청명한 현의 소리를 바탕으로 비애감이 휩싸인 울림 가운데에서도 내재된 힘이 느껴집니다. 감정의 과장됨 없이 하이든의 음표를 하나하나 정성껏 짚어나가면서 순수한 모습으로 다가가는 듯합니다.
그리고 기돈 크레머의 전 부인인 타티아나 그린덴코가 결성한 오퍼스 포스터가 연주하는 말씀...
정갈하고 순수한 기악음악의 아름다움과 명민하고 일체감이 돋보이는 화음으로 개인적으로 아끼는 연주입니다.
세번째는 이곳 아마존에서 비교적 거금(?)을 주고 구입했던 코다이의 하이든 전곡집 가운데 25번에 들어있는 말씀들...
이렇게라도 해서 딸 아이 대학 진학 결정에 대한 스트레스를 잠시 잊어야겠습니다.
이제 조금 있다가 온 가족이 주일 예배를 보러 갑니다. 좋은 날 되십시오. ^^
Happy East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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