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방학을 맞이해서 집에 돌아와 가장 먼저 찾은 음식이 '김치'와 '삼겹살', 그리고 '자장면과 탕수육'입니다. 특히 김치는 한인 마켓에서 비싼 값에 종류를 불문하고 사오면 남매가 '게눈 감추듯' 먹어 치우기 일쑤입니다. 때문에 한인 마켓에서 사오는 식재료 중, 가장 먼저 없어지는 식재료가 김치입니다. 김치와 삼겹살은 해결해주었고, '자장면과 탕수육'에 대한 갈증을 해결해 주고자 온 식구가 점심 예약을 미리 했던 '모 중국 반점'으로 향했습니다.
가던 도중에 주유소에 들러 기름을 채우기 위해 돌아 가던 중, 난생 처음 제 차 앞으로 돌진해 오는 역주행 차를 맞이했습니다. 그 차는 내리막 길이었고, 저는 오르막 길을 주행하는 중이었죠. 전후 상황을 따져 볼 겨를 조차 없이 핸들을 오른 쪽으로 급히 꺾고, 그 차는 왼쪽으로...
이것 땜에 하루 종일 제 심장은 '쿵쾅 쿵쾅'...
좋게 말해 액땜한셈 치라는 어머님 말씀에 그냥 저냥 지나갑니다. 집에 두고 온 우황 청심환이 마냥 그리워지는 날이었습니다. 정말 그 정도로 놀란 가슴을 부여안은 날이었습니다. 저는 군 생활할때 야간 매복 훈련도 혼자 잘했고, 대학 학창 시절에 새벽 두 시 공동묘지도 혼자 넘어갔었던 ‘강심장’입니다만, 이민생활을 하는 동안 어느새 ‘새가슴’이 되었습니다. ㅠㅠ
점심을 온 가족과 '예의 그 중화요리' 집에서 식사를 했는데, 이 곳에서도 평상시와는 다른 불쾌한 감정을 가지고 돌아온 날입니다.
'자장면'...
그러고 보니 자장면과 야끼만두(군만두)에 대한 나름대로의 그리움이 존재합니다.
출근 시간은 정해져 있지만, 퇴근 시간은 온데 간데 없이 도둑 맞은 한국에서의 직장 생활입니다. 야근을 밥 먹듯이 할 때, 가장 간편하게 빨리 먹을 수 있는 자장면을 제일 많이 주문해 먹었던 것 같습니다. 워낙 많이 주문했던 단골 중화 요리 집이라, 늘 야끼만두와 여분의 '닥광'을 챙겨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야근이 너무나 지겨웠고, 지금도 그 기분은 변함이 없지만 단골 중화요리 집의 자장면과 탕수육, 그리고 서비스로 제공되어지는 야끼만두와 닥광이 마냥 그립습니다.
이곳의 유명한 중화요리집은 제가 지겹도록 주문해 먹었던 회사 근처 허름한 중화요리 집의 음식 질과 서비스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맛있게 식사한 어머니와 집사람, 아이들, 사촌 동생네가 고마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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